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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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utopia)는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라틴어로 쓴 저작의 이름이다. 이 작품에서 유토피아라는 나라가 묘사되고 있다. 유토피아는 현실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사회인데 그 의도는 현실의 사회와 대치시켜서 현실을 비판하려는 것이다. 그리스어의 ou(없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로서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뜻으로 의도적으로 지명으로 쓰고 있다.
유토피아는 중세적 사회질서에서 근세적 사회질서로 옮아가는 재편성의 시기를 맞아, 또는 거기에서 생기는 사회 모순에 대한 단적인 반성으로서, 또는 근세 과학기술 문명의 양양한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생긴 것이다. 전자의 예로는 종교개혁 사상 가운데 가장 과격파인 '천년지복설(千年至福說)'의 비전을, 후자의 예로는 《뉴아틀란티스》를 각각 그 전형으로 들 수 있다. 이들 유토피아의 비전은 또한 18∼19세기의 생시몽, 푸리에, 오언 등의 이상사회의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근세의 유토피아 사상과, 나아가서는 루소 등의 원초적 자연상태로서의 황금시대에 대한 꿈이나 플라톤의 이상국에 대한 꿈까지를 포함하여 일관된 특징은, 그것들이 이상향을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고 하면서도, 실은 어디까지나 현세와의 시간적·공간적 연속선상에서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즉 유토피아는 '도원경(桃源境)'이니, '황천국(黃泉國)'이니, '하데스(Hades)'니 하는 원시시대 이래 인류 일반에게서 볼 수 있는 '타계관념(他界觀念)'처럼 시공(時空)을 단절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은 에른스트 브로호, 마르쿠제 등 20세기 유토피아 사상의 계승자들의 사상에 있어서나 또는 조지 오웰, 올더스 헉슬리 등의 20세기의 '역(逆) 유토피아' 사상에 있어서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