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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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화약 또는 그리스의 불(그리스어: υγρόν πυρ)은 비잔티움 제국의 군대에서 사용하던 화기를 말한다. 이 불은 물로 잘 꺼지지 않았고 수면 위에서도 계속 불이 타오르는 특성 때문에 비잔티움 해군에 의해 주로 해전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비잔티움 제국이 수많은 외침을 받으면서도 약 1,000년 동안 굿굿히 버틴 이유 중에는 바로 이 그리스의 불이라는 훌륭한 병기에 힘은 바가 크다.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가 테오파네스에 따르면 이 화기를 처음 만든 것은 670년경 유대의 헬리오폴리스 출신의 건축가이자 화학자 기술자인 칼리키누스라고 한다. 이 화기를 만드는 비법은 비잔티움 제국에서 일급비밀로 간주되었고 워낙에 비밀이 철통같이 잘 유지되었던 탓에 현재까지도 그 정확한 성분을 알지 못할 정도이다.

10세기의 작가 마르쿠스 그라이쿠스는 그리스 화약의 제조 방법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순수한 황, 주석, 사르코콜라(페르시아 고무), 역청, 녹인 초석, 석유, 송진을 준비한다. 이것들을 끓인 다음 밧줄에 스며들게 해서 불을 붙인다. 이 불은 소변, 식초, 모래로만 끌 수 있다.”

그리스 화약은 폄프나 관을 이용하여 적군의 함선에 뿌릴 수도 있고 항아리에 담아 던져서 터뜨릴 수도 있었다. 또한 길고 좁은 호스같은 관으로 목표물을 향해 발사도 가능했다고 한다. 이렇게 발사되면 기름 같은 액체가 불에 타는 것으로 바다 표면에 그대로 떠있어서서 나무로 된 선체에 불이 쉽게 옮겨붙었다.

이 신무기가 처음 사용된 것은 콘스탄티누스 4세의 치세인 674년 이슬람 세력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침공했을 때였다. 비잔티움 제국은 당시 무서운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던 이슬람군의 공격을 이 그리스 화약으로 물리칠 수 있었다. 그 후에도 아랍인과의 여러 차례의 전투 및 루스족의 침입과 제4차 십자군의 침입에서 베네치아 공화국을 상대로 큰 활약을 하였다. 그리스 화약은 중세 시대의 가장 강력한 비밀무기였으며 비잔티움의 적들은 항상 이 무기를 두려워했다. 1453년 비잔티움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멸망할 당시 콘스탄티노폴리스 공방전에서도 사용되었다.